구독 신청이 들어오면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습니다.
어쩌다 글로써 행복을 찾게되었는지
의문이지만. 문자 그대로 정말 행복해요.
고백입니다만
사실 글을 쓸 때, 내가 이걸 하는게
나한테 도움이 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을 오래한 적이 있었어요.
메일 보내기를 몇달동안 미루고 다른 보여지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에 집중해왔습니다.
집중의 시간은 모든걸 '순간'으로 만드니까요. 열심히 할 때는 오히려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웃기지만 체력적으로 피곤하니 다른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일을 쳐내기에 급급했거든요
하지만 언제나 끝이 난 이후로는 이걸 하는 궁극적인 이유를 찾게 되더라구요. 저는 못찾은채로 공허하게 지냈습니다.
살아있기 위해는 숨을 쉬어야 했는데,
숨이 모자란지도 모르고 괜히 더 달렸던 것 같아요.
물론 턱 끝 까지 숨이 차오른 경험도
저에게는 양분이 되었겠지만요.
그럼에도 글을 쓰는 현재,
지금 저는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당신들께서 들어주시기에 살아있어요.
가슴 뛰는 순간을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_
그래서
변명합니다.
사실 쓰고있는 글들은 정말 많은데
보내지 못했어요.
지난 글들을 다시 보는 건 언제나 부끄러운 일이거든요.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비틀거리는 글이라도, 다 보내야겠다.
이리 저리 찍혀있는 발자국이라도 구경하실래요? 맞춰서 걷다 보면 혼란스러울지 몰라도 춤추는 기분이 들 거예요.
아무튼. 이거 다~ 합리화에요.
예세이의 목표를 주 2회로 잡았지만,
미뤄왔던 11월을 반성합니다.
비틀거리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지 않겠지만
고민하기 때문에 라는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때
* 엽서로 만들었던 그 문장, 변명의 소재로 다시 첨부합니다.
_ 저는 합리화를 잘 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우리 끼리 통하는 ‘악기’라고 부르는 동생이 있는데요.
포기하고 싶다, 본인은 너무 나약한 것 같다며 연락이 왔었어요.
사실 보통 답장을 잘 안 하긴 하지만..
- 어케 글케 태어난걸
- 즐겨 나약한걸
- 원래 단단한 사람들은
- 포기할뻔~ 할때 성공한 그 기분을 모를걸?
- ㄴ 원래 이게 진짜 기분 쩌는 거 알쥐
나름 그 친구는 제 말을 듣고
만족한 채 돌아갔던 것 같습니다.
위로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1.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T형)
2. 감정적으로 감싸주기 (F형)
저는 사실 T형 위로도, F형 위로도 와닿지 않는데요.
가장 큰 위로는.. (더보기)
(클릭) 합리화입니다.
우리 합리화를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자구요.
뭐 어쩌겠어요.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바꿀 수 없는 성질에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선의 방어기제라고 생각해요.
‘나약한 게 장점’이다 라는 합리화 처방을 해봅니다.
_
그럼 여기서
장점이라는게 뭘까?
라는 의문이 드는데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자신의 특성을 알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아는 것.
앞서 말했던 친구는 본인의 특성을 알고
저에게 위로를 얻으려 찾아왔잖아요?
그 자체로 이미 해결 됐다고 생각합니다.
_
끊임없이 말하는 특성과
사랑 받고 싶은 욕망
부모님의 사랑도 모자라요.
언제나 나를 신경쓰고 보살펴줄 그런 사랑이 필요해요.
어느순간 깨달았어요.
내가 원하는 사랑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타인도 나에게 그 사랑을 줄 수 없겠구나.
제가 갖고싶은
'사랑'이라는 단어로 묶인 무언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기위해 저에게 실험 중 입니다.
명확해 질 때 까지 보듬으려구요. 그걸 당신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때 까지. 그리고 그게 제 장점이 될 때 까지
여러분이 갖고싶은
‘사랑’의 형태는
무엇인가요?
아직 구체화 되어있지 않다면,
그리고 당신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당신의 ‘사랑’이 될게요.
어떤 문장이던 필요해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퍼뜨려주세요.
나의 모든 문장을 훔쳐가도 괜찮아요. 나의 글을 구독해준, 내 생각을 들어준 대가라고 생각할게요.
당신들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글을 보내드릴게요. 오늘 조금 많이 힘들다면, 맞는 글을 듣고 싶다면 이유없이 저에게 메일을 보내주세요.
이것이 저의 표현 방식이에요.
이리저리 고민해서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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