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법, 영업비밀 大방출!
안녕하세요,
활기찬 금요일 아침이에요.
저 오늘 일찍 일어난 것 같죠?
사실 지금은 새벽 5시- 예약 발송이랍니다.
저보다 메일이 먼저 일어날 것 같아요.
*
지난 메일에서 예고한
[글 쓰는 법에 대한 글 쓰기]
예원의 메모장에서
메일함까지의 과정을 담았어요.
찬찬히 같이 써내려가요.
오늘도 재밌게!
|
|
|
index
1. 첫 문장
다짐 와르르 멘션
2. 소재 뽑기
노르웨이 숲을 읽으며
3. 기획 의도
사실 예세이는 러브레터
4. 실행 방안
뭉치 세모 아름이
5. 플로우
그놈의 도식화 구조화
|
|
|
_
첫 문장은
어려워요.
[4월 19일 오후 12시 33분]
빨래를 널다가 햇빛이 너무 좋아서-
소파에 누워 아무 노래나 틀어놓은 채,
손에 잡히는 책을 펼쳤어요.
*
’노르웨이의 숲’
누군가의 가장 좋아하는 책이래요.
저는 읽지도 않고 좋아했었어요.
‘상실의 시대’라는 원제가 더 좋다며 신나게 말하던-
그 모습을 보기만 했는데 덩달아 취해서 문학을 좋아하는 척, 하루키에 관심 많은 척 토시하나 놓치지 않고 단어마다 맞장구를 쳐줬던 기억.
노력해서 얻어낸 행복한 장면은 너무 선명하게 남아서 곤란해요.
'언젠간 꼭 읽어야지'에서 '절대 읽지 않으리라'로 바뀌기까지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구요. 타인의 구체적인 취향을 경계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그런데도
결심이 무색하게…
아무생각 없이 펼쳐버렸고,
넘기던 중… 읽지 않았던
이유가 생각났습니다.
오! 근데
뭐… (쩔)
\
|
|
|
_ 책 읽는
30분 동안
일어난 일
사실 에게 고백하자면,
저는 오랫동안 같은 공간에 머무르는 것도
진득하게 한 책을 읽는 것도 잘 못하는 편인데요.
1.
작가의 말을 지나, 첫 장을 읽자마자
메모를 남기러 뛰쳐나왔습니다.
⊳ 나는 상황보다 감정에 더 몰입을 잘 하네.
첫 묘사는 가볍게, 다음 문장은 감정을 넣어서 써야겠다.
2.
다시 책으로 들어갔습니다.
마침 또 그냥 튼 플레이리스트에서 ‘노르웨이의 숲’ 단어가 들리더라구요.
선선한 바람과 딱 맞아떨어지는 짜릿한 이 상황을 남기고 싶어 또 문을 닫고 메모장으로 방을 옮겼습니다.
⊳ 내가 원하는 낭만이나 운명은 딱 이정도 소설에 나올 것 같은 관계는 특별해보여도 경계해야겠군.
3.
‘너는 나의 문학 - 박소은’
한 곡만 뽑아 반복재생하며 거듭 염치없이- 똑똑 열어주세요.
노르웨이의 숲 ●○○ 지점,
나오코가 와타나베에게 보낸 편지 중
⊳ 누군가에게 뭔가를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것만으로 지금 나에게는 행복인걸.
그래서 지금 나는 너에게 편지를 써.
저 문장에 밑줄을 그은 뒤,
아예 표지를 걸어 잠그고 노트북을 켰습니다.
|
|
|
_ 기획의도)
가까워지고 싶어 썼어요.
그렇게 오늘의 메일이 시작되었어요.
저 문장에서 왜 멈췄을까 생각해보면-
*
계속 메일을 보내면서도
쓰는 이유에 대한 마땅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을 때,
나는 그저, 누군가에게 긴밀하고 다정한 말을 건네고 싶었구나. 그래서 항상 안부를 묻고 편지를 쓰며 ! 이렇게 이름을 부르는구나- 라는 작은 ‘팟-칭’이 지나갔기 때문에.
*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전하기 위해.
그렇다고 주절주절 본인의 경험만 나열하면 그건 블로그나 일기잖아요.
개인적인 감상과 있었던 일, 하고싶은 말을 전하면서도
읽는 의 소중한 시간이 아깝지 않을 수 있게,
메일 당 한 가지의 포인트는 꼭 넣으려고 노력 한답니다.
-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명랑한 글이거나
- 힘들 때 위로가 되는 다정한 글이거나
- 인사이트가 있는 색다른 글이거나
- 유익한 정보성 글 … (은 오늘의 도전)
결과적으로 이타적인 마음을 담은 글,
말 그대로 사랑을 담아서-
|
|
|
_ 실행방안)
이어지는 한 뭉텅이를 만들어요.
'기획의도'와 '실행방안'이라는 워딩을 쓰고 싶진 않았는데,
처음 무언가를 기획하는 방법을 광고에서 배워서 (pray for AP) 제일 익숙한 단어를 쓰게 되네요.
*
한 뭉치 만들기
글을 쓰는 이유와 목적이 충족이 된 채로
일단 뱉고 어떻게 썼는지 돌아봤을 때,
[ 자극 → 경험 → 주관 ] 구조가 반복 되더라구요.
- 자극을 세밀하게 느껴보기.
- 경험을 극적으로 묘사하기.
- 주관을 가감없이 기록하기.
- 알맞게 버무려서 결론내기.
그렇게 한 뭉치가 완성 되었다면,
가장 공들이는 첫 문장부터 짚어봐요.
- 공감하기 쉬운 감정을 전했나.
- 상황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는가.
- 그래서 빠르게 몰입시킬 수 있는가?
- 전체를 잘 관통하는 문장인가.
- 단어 조합이 자극적이고 신선한가.
- 뒷문장이 궁금할만큼 매력적인가?
*
이렇게 구조를 짜고, 첫 문장을 고치면
호흡이 짧은 글까지는 어느정도 나온답니다.
, 그렇다고 500자 메일을 매일 보낼 순 없잖아요.
분명 언젠간 질려서 스팸차단하고 말거여요.
하고싶은 말을 꼭꼭 묶어 한 번에 보내려면...(더보기)
-. |
|
|
_ 플로우)
뭉치끼리 또 엮기
예원의 메모장에서 의 메일함으로 가기까지-
흩어진 문단을 적당한 분량의 하나의 글로 엮는 작업이 가장 오래걸려요.
이럴 때는 문단문단을 요약해서 큰 구조를 또 짜는데요.
참고용으로 지난 메일의 플로우 공유드립니다. |
|
|
( 가감없는 기획안입니다. 노션으로 초안을 잡아요 )
주제를 하나로 좁히고 지난 소재들과 현재 이벤트를 적절히 배치하세요.
각각의 뭉치가 이어질 수 있도록, 이야기 마지막 쯤에는 다음 문단의 힌트를 숨겨두세요.
이렇게 2가지 고민을 가지고
조각끼리 테트리스 하다보면 얼추 글 한 판이 완성돼요.
여기서 더 섬세히 다듬어야 하지만-
큰 틀만 다뤘는데도, 생각보다 글이 꽤나 길어졌더라구요. 당황스럽습니다.
[ 작은 문장 다루는 법 ]은 또 다음 메일에서 보낼게요!
*
추가로
글 쓰는 법에 대해 돌아보며 깨달은 건데
저는 글의 의미보다 보이는 뭉치 그 자체를
이미지로 스캔해서 보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나름 시각에 예민한 편이라
신경쓰는 작은 것들이 많거든요.
다음 편은 오늘보다 더 신선할 거예요.
작은 예고) 글줄과 행간과 기타 등에 대하여
|
|
|
_ 짜잔-
완성, 마무리
, 이번 메일은 어때요-
스스로 정리한 방법이 잘 담긴 것 같나요?
*
그리고 ,
오늘은 <<숙제>>가 있어요.
이번 메일에서 제가 꺼낸 방법대로
짧은 글을 보내주세요.
방학숙제 일기처럼
거짓말만 가득해도 괜찮아요.
저도 다 가짜랍니다.
일하기 싫다-
퇴근하고 싶다-
이런것도 괜찮아요.
제 메모장에도 그런 거 많아요.
쓸 말이 없다면
음, 어떡하지... 저랑 만나요.
소재 만들어 드립니다!
아무튼
사실 숙제 안 해도 돼요.
오늘 메일도 참고만 하세요.
쓰고 싶은 대로 써요.
그냥 저는 궁금한거죠.
다들 무슨생각 하고 살고있나.
언제나 답장은 환영!
조만간 생각이 담긴
A세이, B세이 ... Z세이를 읽을 수 있길!
응원해요
총총 =3
|
|
|
안녕 !
항상 안녕하세요로 시작해서
안녕으로 끝내는데요.
사실 처음부터 반말은 무례해 보일 것 같고
다 읽어갈 때 쯤에는 좀 친해지지 않았나싶어
티 안나게 안녕! 말을 놓아버린답니다.
쓰는 우리는 멋진 사람
읽는 우리도 멋진 사람
오늘도 읽어줘서 감사해요.
보내줄 답장도 미리 고마워요.
멋진 하루 되세요
<3
|
|
|
* 숨어있던 모두의 엮은이, 김경식님께서 함께 해주셨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