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싱그러운 아침 입니다 :)
이번엔 조금 빨리 왔죠?
첫 메일을 보낸지 벌써 일 년이 지났대요.
*
시간 참 빠르죠-
저의 열두달은 쳇바퀴처럼
돌고 도는 시간들 이었다네요.
미숙하고 나태한 스스로가
너무나도 미우면서도 구해주고 싶어서
꼬인 매듭을 찾기 위해 눈을 감고 더듬거리는-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끝 없는 터널에 갇힌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언제나 좋은 말만 담고 싶어
사랑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매 순간 행복을 짜내고,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고.
그러다 자조적 유머를 깨달았습니다.
이젠 어느정도 무뎌진 것 같던데요.
그저 하고 싶었던 말을
본체와 어울리지 않게
마지막 사랑을 담아서
닫는 글을 보내봅니다.
index
_
아직도 쓰고 싶어요.
일 년이 지난 지금도,
글을 보낼 때는 너무나도 설렙니다.
그동안 가장 많이 읽은 무언갈 꼽자면
제가 쓴 글인 것 같아요.
보내고 나서도 아쉬워 혼자 고치고,
중간에 닫기 버튼을 누르진 않았나 후기를 묻고-
보내준 답장을 닳을 때까지 읽고.
좋아서 시작하면
어디서 멈춰야 할지
감을 잡기 어려운 것 같아요.
이완이 되어야 굳은 줄 안대요.
위로를 받아야 힘든 줄 안대요.
웃기게 들릴 것 같지만
누군가 저에게도
메일을 보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이름을 불러주고, 안부를 물어주고.
같이 경험한 날씨를 언급하며 연결된 느낌을 주는-
받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은 일방통행 사랑!
그래서 저는 님이 가끔 부러웠어요.
그렇다고 [Re:Re]를보낸 적은 없는-
( 한 번 시작하면 모두에게 또다시 답장을 해야 하기 때문이랍니다. )
이번엔 진짜! 정말로 하나하나
픽셀이 깨질 때까지 읽고 있답니다.
화면 너머 누군가의 솔직한 생각을 듣는다는 건
마음이 아리면서도 어딘가 채워지는-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쓰는 동안 떠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이 고마움을 담아,
메일을 쉬는 동안엔 밀린 답장을 해보려고 해요.
편지가 쓰고 싶던 참이었거든요.
이것도 언제 차례가 될진 모르겠지만,
받은 만큼 써보렵니다.
오늘은 우선
광역 답장을 보내요.
누군가 건네준 고민에
모두에게 답하고 싶었던 문장을 담았어요.
사랑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어색하다는 누군가에게
이 사람이 주는 관심은 버겁고,
그 사람의 감정은 나와 모양이 다르고,
저 사람은... 그냥, 뭐.
핑계일 수도 있지만
직접적으로 행동하기에는
물리적인 여유가 약간 모자르고.
지난 시즌 첫 메일,
22년 11월 16일에 보낸 메일 중
받고 싶은 사랑이 무엇인지 명확해질 때까지
우선 건네 보겠다고 말한 문장 기억하시나요?
자신 있게 내가 당신의 사랑이 되겠다고 말했던.
받기만 할 때는 몰랐던 것들이
주기만 하니까 보이더라고요.
하나씩 해봐요!
몽땅 뺏어오기도 하고,
다 갖다 바치기도 하면서.
그 메일을 보낸
7개월 뒤인 지금의 제가
의 사랑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듣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내 사랑이 누군가에게 닿고 있구나-
사랑의 형태가 이전보다 구체화된 걸 느껴
약간은 안심이 되면서도,
_스스로 들어온 길인데
던져져 있는 것 같다는 누군가에게
‘동기’는 강하면서도 묽어서,
언젠간 희석되어 사라지기 쉬운 것 같아요.
순간들을 돌이켜보면 저 또한 그렇습니다.
처음과 끝이 맞물리지 않을 때가 많아요.
그럼에도 버틸 수 있는 이유가 있다면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할 수 있게
한 문장만 우리 정하고 가요.
저의 이정표입니다.
어떤 작고 궂은 일이더라도-
누군가 좋아하는 걸 ‘더’ 좋아하게 만들 수 있나?
라는 물음에 흔쾌히 대답할 수 있다면 가본답니다.
활자와 미디어를 떠나
해본 적 없었던 그 무엇이라도!
문장이 어렵다면 때론 형용사로-
또다시 뱉어보는
#신나게
#아름답게
#독특하게
#바르게
방향이 어렵다면 감정을 통해
모든 걸 예민하게 즐길 수 있길 바라요.
아름다운 하루일수록
끝나는 시간이 무섭다는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하루는
좋은 기억으로만 남을 거예요.
확신에 가까운 자기 암시랍니다.
다신 오지 않을 순간이라는
예상에서 시작된 아쉬움과
얼마나 참아야 이런 행복이 오는지
의문으로 끝나는 두려움에
부디 ,
지배당하지 않으려 우리 애써봐요.
님은
선한 단어를 고를 수 있는 능력이 원래부터 있었으니,
예쁘게 잘 포장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현재의 계절이
겨울이라는 누군가에게
언제나 그랬듯이
겨울이 끝나면 봄이 와요.
진부하고 답답한 사실이지만,
그 마땅한 사실이 시리도록 아프면서
또 당연해서 위로가 되기도 한답니다.
,
추운 겨울 혼자가 아닌
누군가 함께 있음을 잊지 말아줘요.
무의식까지 다정이 스미는 언젠가-
멀지 않은 미래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다가올 여름에서
기다릴게요!
-.
, 안녕!
맹목적인 믿음과 응원을 보내요.
고맙습니다.
예원 드림
사랑을 담아, 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