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도 모르는
노래를 흥얼거리다가요.
녹음을 해야하나 싶었어요.
제목도 모르는데 음도 까먹으면,
영원히 못 찾으니까요.
저는 미제 사건이 싫어요. 애매하게 지어진 결론 혹은 결말.
무조건 끝을 봐야 하거든요. 물론 한 번에 끝낸다는 건 아니고 이리저리 도망치다가 아 이제는 더 이상 갈 곳이 없군. 싶을 때 마무리를 짓긴 하지만.
길가다가 우연히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러려나?
틱톡이나 릴스에 사용된 음원을
무조건 표기해야하는 법안을 건의할까 생각 중입니다.
진짜 유튜브에 2022 틱톡음원 검색해서 다 찾아봤는데 안 나오더니 한시간정도 유튜브한테 ‘나! 지금 틱톡 노래 찾고있다. 요즘 핫한 걸로.’ 교육시켜놨더니 플레이리스트에 갑자기 뜨더라구요.
마스크 속으로 소리 질렀답니다.
그 노래는 밑에 체인 걸어 놓을게요.
_
주류를 좋아하는 것의 즐거움
뭔가 오늘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희망을 품고 꾸역꾸역.
한남대교 조명은 넘실넘실.
버티고 버텨 도착.
SSG- 보고 도망.
그날 따라 맥주는 정말 맛있었구요. 에어팟 잃어버린지 한 달 만에 6년전 MP3로 노래 듣는 것에 질려서 드디어 8핀용 이어폰을 샀는데, 6일만에 부셨습니다. 맛살인줄 알았어요. 선이 어떻게 이렇게 똑!
노래없는 귀갓길은 힘들었습니다. 역시나!
그럼에도 희망꺼진 뇌에게 뭐라도 보상을 해줘야 했기에, 배달로만 시켜먹던 도넛집에서 말차도넛을 먹기 위해 앉았는데요. 이번에도 제목은 모르지만 제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더라구요.
- 그래도 다행인 점은 한 400곡 들어있는 MP3 속 노래라는 것.
- 몇년도인지는 가물가물하지만 어쨌든 TOP 100 속에 있다는 것.
핸드폰도 주머니 속에 봉인 해놓고 노래랑 도넛만 즐겼답니다.
여기 다들 가보셨으면 좋겠어요.
🔗 PROJECT SEOUL
_
유쾌한 즐거움 2
야무지게 도파민 충전하고 마을 버스를 기다리는데, 저는 여기서 집 갈 때 기분이 좋아요. 정류장 이름이 ‘사랑의 병원’ 이거든요. 자우림의 ‘사랑의 병원에 놀러오세요’ 라는 노래 아세요?
오, 유쾌하게,
오, 유쾌하게.
들으면 기분이 유쾌해져요. 내 키만한 주사기와 한 쪽 발을 앙큼하게 들고 사진찍고 싶어집니다. 아무튼 이 사랑의 병원은 배차간격이 길어서 노래 3곡쯤은 들어야 버스가 오는데, 기다림의 첫 곡은 정류장 이름이랑 매치해서 듣곤 한답니다.
그렇지만 전 에어팟도 없고, 이어폰도 박살 혹은 맛살됐고.
약간 슬픈 버스정류장이었는데요, 타자마자 또! 제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더라구요. 맥락상 자우림의 노래가 나와야할 것 같지만요?
비긴어게인 영화 속의 ‘LOST STAR’.
이번에는 제목을 알아요.
- ✨ 귀갓길 루트
[이름 모를 TOP 100 팝송] - (사랑의 병원으로 놀러오세요) - [LOST STAR]
길을 기억할 때 꼭 위치를 기억할 필요는 없잖아요.
노래를 따라가다보면 저와 마주칠지도?
_
비주류가 되고 싶었죠.
남들과는 다른 걸 좋아하고, 다르게 기억되고 기억되고 싶어요.
귀갓길 루트에서 사랑의 병원이 우연히 들렸다면 참 좋았을텐데, 이미 한 번 스스로 틀어버린 확률 싸움에서 우연을 기대하는 건 약간 욕심인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만큼 취할 수 있는 행복의 가짓수가 시중에 많잖아요.
(팬덤이 크면 굿즈도 많고.. 그런 것 처럼)
대신 흔히 ‘그뭔씹’ 당하는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똘똘 뭉칠 수 있답니다. 그리고 자급자족의 삶이 가능해요. 아무도 떠먹여주는 사람이 없거든요. 또 웃긴게, 말이 많아져요. 설명을 해야하거든요. 이게 왜 좋은지, 어떤 점이 인상깊고, 왜 이걸 너도 즐겨야하는지. 끊임없이 영업을 해야해요.
아아-
언제부터 이렇게 설명 해야하는,
말이 많은게 당연 해야하는 삶-
이 되었을까-
_
크리스마스에
거미 카드 받아보셨어요?
초등학교 때 였나, 우선 크리스마스가 며칠 안 남았던 시기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카드를 한 보따리 가져오셨고, 차례대로 줄서서 가져가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가장 먼저 제일 예쁜 카드를 고르고 싶어 뛰어 나갔다가, 질서를 흐뜨렸다는 이유로 맨 뒤에 줄을 서게 되었습니다.
좀 많이 슬펐는데요. 역시 예쁜 건 먼저 나가더라구요. 남아있는 건 100% 호주나 대충 자연 여행가서 한 묶음으로 받아온 초록색에 검정 거미가 그려진.. WHY 곤충 부록으로 나올 것만 같은 그런 카드였어요.
선생님께서는 거미 카드도 괜찮냐 물어보셨고.
크리스마스에 거미라니! 그렇지만, 그럼에도 뭔가 싫은티를 내면 지는 것 같았어요.
일단 침착하게 현실을 파악한 후, "저 원래 거미 좋아해요~" 말하고 하나도 안 속상한 척 카드에는 행복한 얘기만 적었답니다. 심지어 선생님한테 지고싶지 않아서, (자기가 질서를 어겼으면서)
나는 거미가 정말 좋다. 거미는 익충이다 (어쩌구 저쩌구) 다른 친구들은 크리스마스에 루돌프 카드라니! 너무 뻔하다. 역시 이런 특별한 날에는 특별한 거미로 기념해야지. 역시 난 특별해! 거미 너무 좋아!
이런 일기를 써서 제출했고, "참~ 잘했어요" 반어법 도장까지 받았답니다.
, 저 잘했어요?
그때 선생님의 기분이 궁금하네요.
사실 저 거미 무섭구요. 싫어하는 편에 속해요.
다리가 너무 많잖아요. 저는 가마 할아범도 무서워했어요.
그래도 좋아하는 척!
비주류인척, 비주류를 사랑하는 척, 나는 특별한척!
의 시작이 ‘크리스마스 거미 사건’이 아니었을까..
갑자기 떠올라서 적어봅니다.
_
마무리!
이건 어디에도 넣기 애매해서 빼놨는데요
말하고 싶어서 마무리에 끼워봅니다.
심심해서 좋아해!
라는 말을 달리 말하면, 내 여유는 너야!
라고 척 할수 있는
여유로운 하루 보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