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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도, 이미?
2023 대인배 프로젝트
Namily에는 신년이면 돌아오는 계획 발표 타임이 있습니다. 사실 12월에 끝냈어야 했는데 진심으로 놀러 다니느라 미루다 어제, 23년 첫 번째 월요일 기념 부모님을 모셨습니다.
허락보다는 공유에 더 가깝기 때문에 딱히 마찰이 생길 일은 없습니다만. 조언을 조언대로만 받아 듣기에는 제 마음이 좁아 10분이면 끝날 말을 2시간씩 서로 싸우곤 하는데요.
( 비밀인데, 아버지도 저랑 성격이 똑같거든요. )
_ 어쨌든 올해의 계획과 의논이 필요한 지점을 건넸는데, 2000% 반대하실 것 같긴 했습니다.
예측 성공했고요.
예상 했기에 저는 준비해 갔거든요.
가져간 타협점까지 꺼내면서 울지 않고 말하려 뇌에 힘 빡줬습니다.
1. 이럴 때 역시 번호를 매기는게 최고예요.
2. 숫자를 셀수록 침착해지고,
3. 말하면서 정리가 되거든요.
_ 보통 서로 존중하되, 감정이 상한 상태로 그냥 휭- 방으로 들어가긴 했는데,
이번에는 달랐어요.
“아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 너도 고민 많겠다”
약간 아득바득 울고 싶지 않기에 괜히 천장 무늬 분석하게 되는, 뭔지 아시죠.
이전과는 감정과 존중의 순서가 뒤바뀐.
건네는 차례가 생각보다 중요하더라고요.
_ 대인배의 화법이란 이런것일까?
살짝 커진 느낌이었어요.
]
2-1
와리가리 결론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예를 들어 바른 자세와 곧은 척추.
뻑뻑하지 않은 눈. 아프지 않은 손목.
(지난번에 보낸 “차가운 불”보다
더 말이 안 되는 단어 조합 같긴 합니다만.)
뭐 더 추가해 보자면,
열린 어깨와 토끼 목?
아무래도 2023 흑묘의 해니까요.
2-2
건강한 정신을 갖고 싶어요.
비단 몸, 건강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나 말했던 것처럼 저는 항상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만, (이것도 비밀인데 예세이가 자주 발송되는 시점 앞뒤로는 무언가가 항상 있어요)
_ 사실 딱히 뭘 하진 않고 혼자 잘근잘근 단물 다 빠질 때까지 속에서 씹고 뱉곤 해요.
그냥 생각만 해도 재밌거든요. 실행할 체력과 마음의 여유는 없으나 행위 하지 않고 생각하는 모든 것만큼은 자유랍니다.
덕분에 셀프 도파민 꽂으면서 버틸 수 있던 22년이었다면, 이제는 남에게 의존된 ‘재미 찾기’를 그만하고 싶어요. 깨끗한 팔뚝과 착즙하지 않아도 되는 삶!
_ 작년 스쳐지나간 많은 분들,
Thanks to 마냥 한 명 한 명 귀에 꽂아드리고 싶지만, 저는 라라진이 아니기에- 한 번에 영문모를 감사를 받으세요!
다시 2-1
그래서 스스로에게
취미를 붙여보려고 해요.
생각해 보니 내가 만들 것. 내가 해야 하는 것에는 집중을 잘 할 수 있었어요.
근데 제 머릿속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그건 제 것이 전혀 아니게 되어버리더라구요. 무조건 섞여지고, 갈려나가고, 희석돼요.
그럼 또, 또 의문이 드는 거예요. 머릿속에 있는 그때 생각은 진짜 나의 것이 맞나? 내가 생각한, 도파민 착즙했던 그이는 내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맞는 건가?
결론을 내린다고 답이라 확신할 수 없는
나날이 반복됐습니다.
_ 그래서 내 손을 벗어난 것들에 대한 집착을 버리기로 했어요. 그리고 좀 저랑 놀려구요. 말씀드리기 편한 건 역시 운동?
아무래도 신년이잖아요.
다시 2-2
예전에, 아니 2022/11/30 [이상한 회상과 후회] 편에서 말이죠,
“질문 없는 ■■을 즐겨요.” 라고 했었는데요.
아니요, 약간 질려버렸습니다.
벌써? 라고 물으신다면 그것이 실시간으로 발행되는 뉴스레터의 ‘별미’라고 답하면서 이어가자면, 해결될 수 없거나 하기 귀찮은 Q들은 닫아두기로 했어요.
_ 하! 근데 진짜 “저” 문장이 감칠맛 그 자체거든요? ... (스크롤링 포인트 2-2)
3
사이버편지의 별미
제가 방금 책 선물을 받았는데요.
기분이 굉장히 풍족합니다. 아무 것도 아닌 날, 책 선물 받는 걸 좋아해요.
_ (과거)
작년 생일에
가까워지고 싶어 했던 어떤 분께서
“네가 좋아하는 초록색이랑 그라디언트가 있는 책이라 꼭 선물해 주고 싶었어.”
놀랍게도 초록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구요.
그라디언트 (그라데이션) 는 저에게 있어 숙제입니다. 색감을 잘 못 잡는 저는 예쁘게 쓰기 힘들거든요.
그럼에도 기분 좋게 읽었습니다.
읽지 않은 책만 꺼내놓는데 이 책은 볼 때마다 기분이 묘해져서 맨 앞줄에 두었죠.
정말로
처음 먹어보는 이상한 책,
이상한 사람이었어요.
_ (현재)
여러 책 중에서 신중하게 골랐는데요. 사실 어떤 책이던 좋아하지만, <만드는 사람들> 이라는 제목의 책에 꽂혔습니다. 꼭 갖고 싶었어요. 궁금하잖아요. 어떤 걸 만드려나, 어떻게 만들었고, 왜?
책 읽는 건 타인의 뇌를 바작바작 씹어 먹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알 수 없었던 생각과 지식, 그리고 그 나름의 표현을 소화시키는 과정-
그리고 ‘선물 받은 책’이라는 건 그 바삭바삭 크래커에 주는 그 사람맛의 후추를 뿌린-
<만드는 사람들>
퇴근하고 바지런히 읽어 생각난 점 주절주절 얘기해 드릴게요. 요즘 새로운 일이 없어 밖에서 끌어와야 하거든요. ... (모순의 스크롤링 포인트 2-2)
_ 책 이야기를 할 생각은 없었는데,
진짜 보내는 도중에 받아서 쓰게 됐어요.
( 그래서 오늘 글이 안 묶이고, 길어지고, 정신없는 것 같아요. 엎을까 말까하다 일단 보냅니다. )
뉴스레터의 장점이자 단점입니다만, 비축해놓은 글이 없다면 현재의 이야기를 꾸역꾸역 끄집어내서 써야 하는데 말이죠. 가까운 사람 혹은 연결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본인의 이야기라는 점을 알아챌 수 있다는 거예요.
_
근데 또, 또 이것도 맛이거든요.
언젠간 비축해놓은 글이 현재를 앞질러모두가 추측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게 되기를!
불안의 첨언, 곱씹지 마세요!
모든 이야기가 본인의 이야기가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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